『개발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2023.10.18

「변화」라는 테마

닌텐도의 제작에 대한 생각이나 신념을
개발자가 직접 말로 전달하는
「개발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11번째 이야기는
10월 20일(금)에 발매하는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의
개발자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우선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테즈카

테즈카입니다.
줄곧 여러 형태로 2D 마리오※1와 관련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만,
이번에는 프로듀서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마리오 게임 개발에 참여한 지 올해로 39년이 됐네요.

※1횡스크롤형 2D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게임을 말한다. 반대로 3D 공간을 누비는 타입의 마리오 액션 게임을 3D 마리오라고 부른다.

모리

모리입니다.
『New Super Mario Bros.U』※2에서는 프로그래밍 디렉터로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U 디럭스』에서는 디렉터로 참가했으며
이번 작품에서도 계속해서 디렉터를 맡고 있습니다.

※2미국 기준 2012년 11월에 Wii U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화면을 터치하거나 모니터 대신 사용할 수 있는 Wii U GamePad 특유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횡스크롤형 2D 액션 게임. 다양한 능력을 지닌 요시가 모험을 도와준다. 2019년 1월에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캐릭터와 『New Super Luigi U』를 추가한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U 디럭스』가 발매되었다.

하야시다

게임 디자인을 담당한 하야시다입니다.
지금까지는 『Super Mario 3D World』※3 등의 디렉터,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4 등의 프로듀서를
담당했었습니다.
줄곧 3D 마리오의 개발을 담당했었기 때문에 그것을 2D 마리오에 살려 보자는
미션을 받고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3미국 기준 2013년 11월에 Wii U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고양이마리오」나 「더블마리오」 등의 새로운 액션이 등장한 작품으로 장치가 가득한 「요정 왕국」을 최대 4명이 모험하는 3D 액션 게임. 2021년 2월에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모드를 추가한 『슈퍼 마리오 3D 월드 + 퓨리 월드』를 발매.

※42017년 12월에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고대 유적이나 대도시 등, 세계의 다양한 곳을 모자 「캐피」와 함께 모험하는 3D 액션 게임.

사토

디렉터인 사토입니다.
처음으로 2D 마리오 개발에 참가했던 건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Wii』※5의 보스,
쿠파 7인조의 애니메이션 제작이었습니다.
『New Super Mario Bros.U』부터는 디자인 리더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52010년 8월에 Wii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프로펠러마리오」, 「아이스마리오」, 「펭귄마리오」 등, 새로운 액션이 추가된 횡스크롤형 2D 액션 게임.

콘도

콘도입니다.
이번에는 사운드 디렉터로서
사운드의 방향성 결정 및 퀄리티의 최종 판단을 맡았으며
직접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슈퍼 마리오 게임에는 첫 작품인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6 때부터
계속 참여하고 있습니다.

※6미국 기준 1985년에 발매된 거치형 게임기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2개의 컨트롤러에 십자 버튼과 A, B 버튼을 탑재했으며, 게임 팩을 교환해 다양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플레이할 수 있다.

소개 감사합니다. 그럼 모리 씨, 이번 작품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모리

네.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는
약 11년 만에 발매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시리즈의 완전 신작입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아이템 「원더플라워」에 닿으면
코스가 크게 변화해 지금까지는 겪어 보지 못한
다양한 「원더」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전 작품인 『New Super Mario Bros.U』를 발매한 지 벌써 11년이나 지났군요.

모리

그동안 『Super Mario Maker』※7, 『슈퍼 마리오 메이커 2』,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U 디럭스』가 발매되었습니다만,
2D 마리오 계열로는 약 11년 만에 등장하는 신작이 되겠네요.

※7미국 기준 2015년 9월에 Wii U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다양한 파츠를 조합해 오리지널 코스를 만들고 플레이할 수 있는 횡스크롤형 2D 액션 게임. 속편인 『슈퍼 마리오 메이커 2』가 2019년 6월에 Nintendo Switch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되었다.

그럼 오랜만에 등장한 2D 마리오의 신작인 이번 작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테즈카

『슈퍼 마리오 메이커 2』를 만들던 무렵부터
「다음 마리오는 어떤 걸 해 볼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여러 미디어와 플레이어들로부터
「『슈퍼 마리오 메이커』가 있으면
이제 2D 마리오 게임은 필요 없는 거 아냐?」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죠.
하지만 저는 「다음 마리오는 『슈퍼 마리오 메이커』와
확연히 다른 작품이 나올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계속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심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의 개발 시점에서 이미 더욱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계셨군요.

테즈카

네, 그렇습니다.

하야시다

아뇨, 저는 불안했어요(웃음).!
『Super Mario Maker』, 『슈퍼 마리오 메이커 2』에서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정말 다양한 코스를 만들고 계셨다 보니
이것들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건가… 라면서 걱정했는데

…테즈카 씨는 괜찮다고 생각하셨나 보네요(웃음)..

테즈카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니까요(웃음).

모리

전 낙관적이진 않았지만
『슈퍼 마리오 메이커』와 비교해 어떻게 할까 하는 부분보다는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시리즈와
전혀 다른 것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하야시다

맞습니다.
개발 초기에 모리 씨가
지금까지 사용하던 「뉴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게임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새로운 2D 마리오의 베이스가 될 시스템을 만들자」
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정말 감사하게도 테즈카 씨가
「납기보다는 내용을 중시해 주세요」라고 해 주셨어요.

테즈카

지금까지 만든 것보다 더 호화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서
평소 같으면 미리 정해 두는 제작 기한도 이번 작품에서는 따로 설정하진 않았죠.

제작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시간과 예산을 충분히 투자해
정말 재미있는 것을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개발 초기에는 적은 인원으로 개발을 진행했었죠.

적은 인원으로 납기도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개발팀에서는 불안하셨을 것 같은데요. 뭔가 명확한 방향성 같은 게 정해져 있었을까요?

하야시다

테즈카 씨로부터 「비밀과 신기함이 가득한 마리오」라는 과제를 받았어요.

모리

초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8
처음 플레이했을 때 어떤 인상이었나 되돌아보면
비밀과 신기함이 가득했던 것 같거든요.
블록을 두드리면 코인이 나오기도 하고
슈퍼버섯을 먹고 몸이 커지기도 하죠.
그 모든 것이 새롭고 비밀과 신기함이 가득했어요.

하지만 오랫동안 「슈퍼 마리오」를 즐기면서
어느샌가 그런 경험은 「평범한 것」이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도 느낄 수 있는 비밀과 신기함」을 만들자는 것이
테즈카 씨의 과제였던 거죠.

※8미국 1985년 10월에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초대 타이틀.

하야시다

당시에는 신기하다고 느꼈던 게
지금은 플레이어도 저희 개발자들도
더 이상 신기하지 않게 되면서
놀라움을 느낄 수 없게 되어 버렸죠.

모리

하지만 실제로 「지금 이 시대의 신기함」을 찾기란 너무나도 어려웠어요.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지만
당시 개발팀은 인원수도 적었다 보니
핵심이 되는 것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테즈카

지금까지 2D 마리오는
어떤 장치에 대해 초급, 중급, 상급 느낌의
베리에이션을 준비해
차례로 극복해 나가는 게임이었는데요.
이번에는 그런 베리에이션을 만드는 데 집착하지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장치를 여러 개 만들어도 된다고 결정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코스별로 하나라도 좋으니
플레이어가 놀라거나 즐거울 만한 것을 넣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3D 마리오를 만들어 온 하야시다 씨에게
『오디세이』에서는 이런 게 가능했었죠?
그건 어떻게 만드셨나요? 라면서 상담했습니다.

하야시다

확실히 3D 마리오는 「아이디어의 장난감 상자」라고
미디어와 플레이어분들이 표현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래서 3D 마리오의 제작법 일부를
2D 마리오에 채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진행된 게 「아이디어 회의」였죠.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사운드…
담당 분야와는 상관없이 모두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연신 종이에 적어 그 자리에서 제출하고
만들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내 주셔서…
이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몇 장인가 다시 세어 봤는데요.
2,000장이 넘어가더군요(웃음).

2,000장이 넘어갔다니 굉장하네요! 그렇게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이거다!」 싶은 핵심 요소는 찾으셨나요?

모리

사토 씨가 낸 아이디어 중 하나가
「아이템을 얻으면 다른 세상으로 워프할 수 있다」라는 걸 제안해 주셨는데요.
이게 그때의 구상입니다.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의 『슈퍼 마리오브라더스』를 플레이했을 때
제가 놀란 부분은
토관을 타고 지하로 이동하는 것이나
블록을 두드리면 덩굴이 튀어나와 하늘까지 올라가는 것처럼
「다른 곳으로 워프할 수 있는 점」이었거든요.

그래서 이 안을 골라서
더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어요.

확실히 토관에 들어가 다른 곳으로 워프하면 마음이 두근거리죠. 그런데 그 아이디어에 대해 테즈카 씨는 어떤 반응을 보이셨나요?

모리

「다른 곳으로 워프하면 지금까지랑 다를 게 없는데.
워프하지 말고 그곳의 지형 자체를 변화하게 만들 순 없을까?」
라고 말씀하셨어요…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이라고 생각했죠(웃음).

하야시다

저도 「지형 자체를 움직인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그러다 토관을 구불구불 휘게 하는 아이디어도
나왔던 것이 떠올랐어요.
그걸 실제로 만들어 보니 의외로 게임으로서는 재미가 없었거든요.

모리

그럼 지금까지 2D 마리오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형태로
마음껏 변화시켜 보자!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어요.

확실히 토관이 꾸물꾸물 움직이는 건 지금까지의 「슈퍼 마리오」에선 볼 수 없었던 장면이네요. 그 부분이 원더의 시작점인 거군요.

모리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많은 시험 제작을 반복했는데요.
그중에서 겨우 이 게임의 「핵심」이 보이기 시작해서
팀도 조금씩 「이러면 가능하지 않나?」라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죠.

상당히 과감한 방식이었지만
일단 극한까지 저질러 보고
너무 지나치다 싶으면 나중에 추가로 조정하자고 했어요.

콘도

저도 아이디어 회의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었어요.

콘도 씨도요?

콘도

네, 8등신 리얼 사이즈의 실사 버전 마리오가
BGM을 콧노래로 부르면서 나아간다는 아이디어였죠.

네? 8등신이요?

콘도

그래서 점프할 때는
직접 「뾰~용!」하는 소리를 내는 거예요.

…채택되진 않았지만요.

일동

(웃음).

콘도

제가 솔선수범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웃음).

8등신은 너무 멀리 간 느낌이 있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 수 있는 플레이의 폭이 점차 확장되었겠네요. 하지만 너무 과감한 아이디어는 아트 디렉션적 측면에서도 곤란하겠죠? 지금까지 2D 마리오에서 쌓아 온 세계의 상식이 무너져 버릴 테니까요.

사토

네.
지금까지 마리오 세계의 규칙에서
크게 벗어난 부분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토관은 딱딱한 것이니까 등껍질을 차면
되돌아온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기도 하고
안심하고 위에 올라탈 수 있죠.
이런 신뢰는 2D 마리오로서
남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거기서 토관이 꾸물꾸물 움직이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군요…

사토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처럼 나온 아이디어를
「표현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하기는 싫어서
그게 성립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심사숙고했어요.

그리고 이 커다란 변화를 「원더」라는 신기한 현상으로서
독특한 비주얼로 만들어 내게 된 거죠.

하야시다

그 이후로는 아이디어 회의에서 나온 2,000장 이상의 종이 등에서
「원더」의 세계에 어울리는 것을 골라
제작해 보는 「원더 제작회」를 열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착착 융합해 나갔습니다.

콘도

커다란 변화다 보니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도 의식하고 작업했습니다.
「원더」의 사운드는 이질감이 더 커지도록
BGM은 업템포의 곡을 많이 넣었고
환경 소리와 효과음도 더 화려한 소리를 넣어 기본 코스와는
크게 달라지는 인상을 주도록 노력했습니다.

코스 BGM도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9
아날로그 신시사이저※10스러운 느낌이 아니라
악기 소리와 디지털 신시사이저※11를 이용해
지금까지 마리오에서 들을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넣어 크게 일신했습니다.

※92007년 3월 닌텐도 DS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십자 버튼과 A, B 2개의 버튼을 이용한 간단한 조작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횡스크롤형 2D 액션 게임.

※10아날로그 신시사이저. 전자 회로로 음을 합성하는 악기. Super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처럼 심플한 음색을 낸다.

※11디지털 신시사이저. 컴퓨터를 이용해 디지털로 소리 데이터를 처리하여 합성하는 악기. 맑고 변화무쌍한 음색을 낸다.

모리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이 「커다란 변화」는
「원더」가 결정되기 전, 아이디어 회의에서
콘도 씨도 말씀하셨었죠.

콘도

네? 그랬었나요?

모리

코끼리마리오의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였어요.
물을 뿜는 액션으로 물을 조르르 뿌리는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있었는데 그때 콘도 씨가
「좀 더 큰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크게 화면 전체를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셨어요.

콘도

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죠.

하야시다

테즈카 씨가 낸 「변화」라는 테마와
「화면 전체의 변화」라는 것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테즈카 씨와 콘도 씨가 생각하고 계신 마리오의 세계」가 있고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이 과제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요.
실은 거기에 제대로 된 해답이 있었어요.

사토

아무래도 프로듀서의 시점에서 보면
「이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주지 않으면
플레이어들에게 뭐가 다른지 전해지지 않을 거다」
이렇게 보이셨던 거겠죠.

지시받은 것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내 보세요」라는
속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모리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주문들이 전부 핵심을 꿰뚫고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