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

2023.10.18

제대로 그리고 싶다

이번 작품에서는 마리오 일행의 표정이 풍부해져 한 명 한 명의 움직임이 더욱 생동감 넘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사토

영화의 영향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데요.
사실 영화의 내용에 대한 정보는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계셨던 건
여기 있는 멤버 중에선 테즈카 씨와 콘도 씨 정도겠네요.

아, 그럼 영화와는 다른 형태로 진행된 거군요?

사토

그렇습니다. 2D 마리오에서 처음으로 마리오를 3D 모델로 표현했던 게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인데요.
이 타이틀이 ※122006년에 나왔던 걸 고려하면
그건 자연스러운 변화이자 커다란 진화였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그 표현에 변화를 추가해
2D 액션 게임에서 더 매력적이고 기능적인 3D 모델의 사용법을
검토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12한국에서는 2007년 3월 발매

테즈카

영화가 언제 공개될지는
저희가 게임을 개발하고 있을 당시에는 몰랐습니다만,
분명, 앞으로는 이 영화를 계기로
이 타이틀을 플레이하는 분들이 늘어날 테니
그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실망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평소보다 더 시간과 예산을 들여
더 호화롭고 꼼꼼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하야시다

움직임과 표정이 풍부해진 것은
하드웨어가 Nintendo Switch로 변하면서
기술이 진화한 덕분이기도 하죠.
조인트※13 수도 당시와 비교해서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133D 모델에서 각각의 파츠를 연결하는 관절 부분. 조인트 수가 많을수록 모델의 가동 영역이 넓어져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다.

사토

조인트도 애니메이션도 이전 작품의 배 이상으로 늘렸죠.
조인트로 표현하기 어려운 표정은 모델을 교체하는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작은 캐릭터라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움직이고 있어 귀엽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토

게임의 애니메이션은
그 캐릭터의 상태를 플레이어에게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도트 시절에 인상적이었던 마리오의 포즈를 참고해서
동영상점프할 때 팔을 움직이거나, 달리다 갑자기 멈추는 등의 포즈를
하나하나 전부 손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캐릭터로서 강한 인상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콘도

개발 중에는 영상 표현의 퀄리티가 점점 좋아져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사토

다만 표정이 풍부해진 건 좋은 일이지만
표정을 보여 주기 위해 얼굴을 돌리게 되면서
다른 과제도 생기고 말았습니다.

미야모토 씨가 「초대 도트 마리오 시절에
마리오의 코를 크게 디자인했더니
결과적으로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알기 쉬워졌다」
라고 말씀하셨던 건 회사 내부에서도 유명한 이야기거든요.

하지만 현대의 3D 모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마리오의 코가 진행 방향을 향하게 세트하면
표정을 볼 수 없게 돼요.

진행 방향을 알게 쉽게 표현하려니까 모처럼 고생해서 만든 표정을 볼 수 없게 됐다고요?

사토

그렇습니다.
반대로 표정을 보여 주기 위해 얼굴을 돌리니까
이번에는 진행 방향을 알기 어려워져 버렸죠.

그래서 플레이어의 시점을 생각해서
캐릭터의 표정과 진행 방향,
양쪽 모두 알기 쉽게 밸런스를 잡아야 했어요.

그 결과 진행 방향은 몸의 방향으로 알기 쉽게 하고, 표정이 있는 얼굴 파츠는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알아보기 쉽도록 조정되었군요.

사토

네. 그래서 최종적으로 완성된 얼굴이 바로 이것입니다.

어라? 정면을 바라보는 마리오의 얼굴이…

사토

그렇습니다.
오른쪽의 그림, 그러니까 진행 방향에서 똑바로 얼굴을 보면
마리오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처럼 보이지만
왼쪽의 그림, 즉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을 때의 외형을 보면
제대로 진행 방향도 알 수 있고 표정도 보이도록 완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실은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에 그런 조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렇군요. 게임을 플레이할 때의 시점에서 최적화되도록 마리오의 3D 모델이 보이는 방식을 조정하는 게 필요했네요.

하야시다

표정과 움직임의 진화에 맞춰
SE※14도 상당히 진화했습니다.

※14사운드 이펙트. 게임 중에 들리는 다양한 효과음을 말한다.

콘도

맞습니다.
이번에는 캐릭터마다 점프하는 소리가 다르게 해서 특징을 줬고
플레이어에게 캐릭터의 움직임이 잘 전달되도록
소리를 표현하는 것을 의식했습니다.

또한 SE에 악기 소리를 사용해 새로운 인상을 줄 수 없을까 해서
마리오의 점프 소리는 이번에 가문비나무로 만든 일렉 우쿨렐레를 사용했습니다.
도움닫기를 하면 높게 뛸 수 있는 기존의 액션도
현악기를 사용해서 음의 강약을 바꿔 내게 되면서
상승하는 느낌을 잘 표현했습니다.

점프 소리를 악기처럼 터치하는 강약 조절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픽의 진화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진화도 인상에 큰 영향을 주겠군요.

사토

하지만 이번에는 움직임의 패턴도 늘어났기 때문에
필요한 SE도 덩달아 늘어서 꽤 힘드셨을 겁니다.

콘도

과거에는 없었던 움직임이 다수 추가됐기 때문에
이전에 사용하던 SE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토관에 들어가는 장면.
이번에는 캐릭터가 토관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액션을 취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 오던 대로 버튼을 눌렀을 때 SE를 출력하면
소리가 적절한 순간에 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어떤 타이밍에 토관에 들어가는 소리를 낼 것인가
재조정을 하게 되었죠.

그런 관점에서 표정과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동작도 취하는구나!」
하면서 알게 되는 게 많아 재미있었습니다.

하야시다

저도 매일 완성된 것들을 검증해 나가는 도중
초보자 같은 플레이, 상급자 플레이처럼
여러 플레이 방법을 시도해 보는데요.
매일 플레이하고 있으면 매번 새로운 놀라움과 발견이 있었어요.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이런 그림이 있었구나! 하면서요.

그만큼 다양한 것을 발견하려면 역시 많은 것을 집어넣어 둬야 하는군요.

사토

네.
「예산을 투자해 만든다」는 방침을 들었기 때문에
그 부분의 물량은 안심하고 만들어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플레이어 캐릭터로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들도 그렇고, 적 캐릭터들도 표정이 풍부해진 것 같은데요.

사토

「원더」가 결정되기 전부터
적 캐릭터를 좀 더 자세하게 표현해 주자고 생각은 했었거든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져 버리니까, 익숙한 적 캐릭터의 행동을
이번 작품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바꿀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 부분이 달라졌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테즈카

그런 캐릭터 디자인 쪽의 시행착오에
코스의 지형을 만드는 담당자도 자극을 받았는지
이 디자인에 어울리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지를 불태워 주었습니다.

하야시다

동영상굼바가 틈에 껴서 당황하는표현을
디자인 담당이 만들어 주었으니
타이밍 좋게 굼바가 낄 수 있는 틈을 만들어야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점은 각각의 담당자가 부서의 벽을 넘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도록 해 두신 건가요?

테즈카

전부터 그런 분위기가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재택근무의 영향이 컸을 수도 있겠네요.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되면서
회의실의 공간 제약이 사라졌기 때문에
회의 자체를 개발팀 전체에게 공개해서
누가 언제 들어와도 좋다는 규칙으로 진행했거든요.

하야시다

화면은 내려 두고 자기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괜찮다고 미리 이야기해 두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많은 스태프들에게 정보 공유가 가능했던 점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재택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 때문에 개발이 힘든 점도 있었지만
이 상황을 이용해 새로운 방법도 시험해 볼 수 있었죠.

확실히 현실적으로 회의실에 몇십 명이 들어가는 건 어렵지만 온라인 회의실이라면 몇 명이든 참가할 수 있겠군요. 작업 중인 사람도 듣고 있었다니, 작업용 BGM이 아니라 작업용 회의 같은 느낌이었겠어요(웃음).

사토

좀 전에 하드웨어의 진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초대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때
「왜 마리오는 굼바한테 옆으로 부딪히면 대미지를 입는가」
누가 이런 질문을 미야모토 씨에게 했었는데,
「그거, 굼바가 무는 거야」라고
답변해 주셨다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모리

당시에는 하드웨어적인 제한도 있어서
그런 설정이 있어도 그렇게 자세하게 표현할 수 없었죠.

사토

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표현을 넣었습니다.

사토

웃으면서 「덥석!」하고 물죠(웃음).

테즈카

그리고 동영상엉금엉금은 뒤에서 부딪히면 뒤로 돌아보잖아요?
빙글 돌아서 무는 것을 표현해 두었습니다.

사토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개발 중에는
그냥 표현 규칙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만들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이건 지금의 하드웨어라면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표현이다.
이거라면 제대로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실현한 게 이번 작품에서 보여 준 개발팀의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야시다

「진화」라고 하니…
이번 작품에 롤러스케이트엉금엉금이 나오는데요(웃음).

Super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으로 발매된 『슈퍼 마리오 월드』※15의 첫 코스에서
동영상등껍질이 없는 엉금엉금이 언덕에서 미끄러지는 장면과
망토를 입고 슈웅 날아오는 장면
이 있는데
그건 당시에 하드웨어가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에서 Super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으로 변경되면서
엉금엉금이 진화한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결과적으로 그 장면이 완성되었죠.

※15일본 기준 1990년 11월에 Super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공룡 랜드를 무대로 펼쳐지는 횡스크롤형 2D 액션 게임.

사토

그걸 이어받아 익숙한 적이 진화하는 것을
이번에는 어떻게 표현할지
아이디어 회의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있을 때
디자이너 중 한 명이 떠올린 게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온다」는 것이었습니다(웃음).

재미있는 진화 방법이네요(웃음). 그런데 외형적인 큰 변화라면 동영상소개 영상에도 나왔던 새로운 파워 업 요소인 「코끼리마리오」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건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모리

「코끼리마리오」도 아이디어 회의에서 나온 의견 중 하나인데요.
이건 하고 싶은 플레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검증하는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일단 몸을 크게 키우고 싶다.
그러면 적을 밟는 것도, 블록을 두드리기도 쉬워지며
코인을 획득하기도 쉬워진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플레이하기 편해지겠죠.

이어서 블록을 옆에서 두드리고 싶다는 점과
물을 뿌리고 싶다는 점.
이 두 가지를 추가해 플레이의 베리에이션이 늘어납니다.

총 3개의 기능을 만족하는 형태를 생각하면…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코끼리」밖에 없겠죠(웃음).

디자인에서 출발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플레이를 전제로 한 디자인이었군요. 그런데 「물을 뿌린다」는 것은 지금까지 2D 마리오에서 보지 못한 플레이 방식이네요.

하야시다

그렇습니다.
물을 뿌려서 말라 버린 꽃을 피우는 것으로 연결할 수 있었고
꽃에서 다양한 것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이거면 비밀과 신기함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했어요.

그리고…
저는 모리 씨와 함께 동영상『Super Mario Sunshine』※16을 개발했었는데 그런 점에서도
물을 뿌리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웃음).

※16일본 기준 2002년 7월에 NINTENDO GAMECUBE 전용 소프트웨어로 발매. 등에 펌프를 멘 마리오로 적에게 물을 뿜거나 하늘을 나는 등의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모리

그 플레이는 유니크해서 정말 좋았어요.

하야시다

21년 만에 다시 함께 물을 뿌리는 마리오를 만들어서 정말 좋았습니다(웃음).

듣고 보니 마리오가 물을 뿌린다고 하면 『Super Mario Sunshine』이 떠오르는데요. 두 분이 함께 개발하셨군요.

테즈카

뭔가 부족하다 싶었던 차에
모리 씨가 코끼리를 제안해 주셔서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코로 물건을 날리면 「뿅」하는 소리를 내며 날리니까 임팩트도 있고
물을 뿌리면 코인이 나온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하야시다

그 외에도 코로 등껍질을 부풀어 오르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죠.
그게, 부풀어 오르면 귀엽긴 한데
이 거대한 등껍질을 어떻게 써야 재밌을까?
여러모로 고민해 봤지만 결국 이번에는 패스하게 되었습니다…

사토

그리고 아무래도 코끼리라면 파워풀하게
모두를 짊어지고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콘도

사운드 측면에서도 이 새로운 코끼리 변신이 인상에 남을 수 있도록
여러모로 연구하였습니다.

아이템을 획득해 변신할 때
「Wowee Zowee」라는 지금까지 없던
코끼리 변신 고유의 구호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BGM도 코끼리 변신 시에는 어레인지가 들어가고
발소리와 점프 소리, 물 뿌리는 소리 등도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그런 세세한 부분의 소리까지 열심히 만드셨군요.

콘도

코끼리의 발소리는 맨 먼저 만든 SE입니다.
그 정도로 코끼리는 특별한 존재예요.

그건 그렇고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서…
플레이와 디자인, 캐릭터, 사운드,
전부 하나하나 대량으로 검증해 나갔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세계와 스토리를 고려해서
이 모든 것을 한데 묶어 게임으로서의 방향성이 확정된 것이
아마 마지막 반년에서 1년 사이겠네요.

…하나로 묶어 내는 힘을 가진 팀이라고 생각했습니다.